맛있는 술, 건강에 좋은 술 전통주에도‘웰빙’바람



名酒 속속 발굴·보급돼… 직접 빚는 사람 늘고 젊은 층도 호응

글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숙명여대 객원교수 (r-dam@hanmail.net)



최근 들어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전통주를 소비하는 이들이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척 반가운 일이다.

사실 5년 전만 해도 전통주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50대 이상이었으며, 그중 대다수는 명절 때 부모나 친지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할 만큼 한정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나이가 드니 술 마시는 일이 부담스럽다” “어렸을 때 어머니나 할머니가 빚어주신 막걸리며 동동주는 맛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술맛을 찾기가 힘들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구매 패턴도 변하고 있는 듯하다.

“취하기 위한 술이 아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상훈씨(51) 부부는 1년 넘게 우리 전통주 빚는 법을 배우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술 빚어놓고 친구들을 불러 마시면 훨씬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요즘 전통주 빚는 곳에는 이씨 부부 같은 이들이 꽤 찾아온다. 경기도 마석에 산다는 유용선씨(61)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나이가 60이 넘고 술이 독해서 그런지 몸이 자꾸 축난다”며 “그렇다고 끊을 수도 없고 해서 좋은 술을 마시면 괜찮을 것 같아 배우러 왔다”고 했다. 뒤끝이 좋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술을 빚으면 맛도 훨씬 좋다고 한다.

이렇듯 요즘 들어 집에서 담는 가양주(家釀酒)나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자가양조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즐기는 술’과 동시에 ‘건강에도 좋은 술’을 찾는 경향이다. 반가운 것은 연령층이 20대까지 낮아진데다 인삼·오가피·헛개 같은 기능성 약성성분을 함유한 재료를 혼합한 리큐르를 선호하는 등 다양한 기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웰빙 트렌드인데 전통주의 발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의 주류를 분류해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어느 나라건 그 나라의 주식이나 식사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맥주나 위스키의 생산국가인 영국과 독일인들의 주식은 보리나 밀을 원료로 한 빵과 고기이며, 일본의 사케는 쌀로 빚은 술이고, 유목민인 몽고인들은 젖술(유주)을, 중국인들은 곡주인 고량주의 음주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 또한 쌀로 만든 곡주를 5,000년 동안 즐겨왔다.

이는 곡주가 우리 민족의 체질에 가장 잘 맞고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꽃을 술에 이용하는 양조법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우리 민족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술을 단순히 취하기 위한 기호음료로만 인식하지 않았다.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마시기도 했고, 계절 변화를 끌어들임으로써 풍류와 멋을 즐기고자 했다. 반주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건강을 도모하기도 했다. 우리 술의 특징은 이처럼 향이 깊고 순한 듯하면서도 은근하게 올라오는 취기로 인해 술을 마시는 흥취가 있으며 숙취가 없고 뒤끝이 깨끗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지금 연중 최대의 명절이라는 한가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가위 차례상에는 송편과 함께 정성들여 빚은 제주를 올리는 것이 우리 고유의 풍속이다. 하지만 송편은 햅쌀로 정성껏 빚어 올리면서도 제주(祭酒)로 쓸 술은 사다 쓴다. 그것도 ‘국적 없는 술’을 사다 쓰는 이들이 많다.

송편은 직접 빚는데 술은…

예로부터 차례상과 제사에는 가문마다의 전래비법으로 빚은 가양주를 올렸으며, 특히 추석에는 송편처럼 햅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햅쌀술)를 놓고 차례를 올렸다. 시절이 바뀌었으니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면 ‘명인’과 ‘무형문화재’들이 정성들여 빚은 전통주를 권하고 싶다. 자신의 고향이나 주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 농산물과 가전비법으로 빚은, 맛과 향이 뛰어나고 건강에도 좋은 전통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 소규모로 판매되고 있는 우리 전통주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법을 통해 대물림해 온 가양주여서 깊은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집안의 전통 비법을 사업화한 가문 기업인 셈이다.

서울의 문배주·경기도의 흑미주·한산의 소곡주·전주 이강주 등이 대표적인데 요즘에는 수출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치고는 여전히 미미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전통주에는 이들 말고도 세계 어느 명주에 뒤지지 않을 술들이 많은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제대로 된 술이 있어도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명주들의 역사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었지만 자기네 술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관심이 있었음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by 빠방이 | 2004/09/30 09:33 | 관심이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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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정민 at 2008/09/22 15:00
화요라는 증류소주도 맛있는데^^ 토닉워터와 함께 칵테일로 만들어서 먹을수도 있구요~ 안그래도 요즘 드라마 식객에서 나와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하는데.. 꼭 한번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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